1. 계기
갑자기 뜬금없이 시작한 미라클 모닝.
티는 안 냈지만 삶이 무료하고 멍청해지고만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 요즘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새벽기상이다.
생산성 있는 일을 하며 살아야지 다짐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았던 삶에 대해 항상 반성하였지만 이번처럼 실천에 옮긴 건 극히 드물다. MBTI에서 P라는 결괏값에 숨어 항상 무계획으로 살았었는데 이렇게 살다 보니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허무감이 밀려온 것이 나를 움직이게 만든 계기인 거 같다. 남들보다 긴 직장생활의 끝에 나에게 남는 게 무엇인가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현타를 맞게 되었다고나 할까...
2. 한달 동안 해 본 5시 기상
한 달 동안 5시에 일어나는 삶을 한번 살아보았다. 5시에 일어나는 것 생각보다 쉬웠다.
방법은 바로 "일찍 자는 것"이다.
이전 나의 취침시간은 새벽 2~2시 30분 정도였다. 그리고 출근을 위해 눈뜨는 시간은 6시 30분~7시 사이. 하루에 통잠을 자는 시간이 4시간에서 5시간 정도였는데 항상 피로감에 시달렸다. 출근을 해서도 졸기 일수였고 조금이라도 덜 잘 때는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리기도 했었다.
요즘 나는 11시에서 11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든다. 내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도 정해놓은 취침시간이 되면 아쉽지만 끈다. * OTT 덕분에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 먹는 시간에 시청 :-) 그리고 다음날 4시 50분 정도까지 통잠을 잔다. 기존 수면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늘어났을 뿐인데 놀라울 정도로 피곤하지 않다. 근무시간에 조는 일도 드물어지고...
그중에 가장 좋은 건 스스로 정해놓은 규칙을 꾸준히 지키고 있음에 대한 만족도이다.
3. 한달 동안 한 일
한 달 동안 5시에 일어나서 한 건 사실 그리 많지 않다.
- 아르바이트
초기엔 밤에 하던 아르바이트 작업을 했다. 확실히 맑은 정신에 작업을 하게 되니 효율성도 좋았고, 특히나 출근시간 전에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딴짓을 할 수 없기도 했다. - TV시청
아르바이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후엔 전날 보지 못했던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유튜브 시청을 했다. 그러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다른 게 없을까 고민하다 넷플릭스에 있는 나이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조금 따라 해보았다. 뭔가 몸을 움직이니 잠도 확 깨고 스스로 생기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.
* 그래서 2주 정도 5시 기상을 이어오던 5월 초, 동네 헬스장을 등록했다. 아침 6시부터 여는 곳이라 등록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5월 2주차가 되는 지금까지 새벽에 간 적은 없다. 이상하게 헬스장 등록은 쉬워도 가려고 마음먹는 건 어려운 듯. 다음 목표는 헬스장 가기로 잡아볼까 한다. - 걸어서 출근하기
집에서 회사까진 빠른 걸음으로 1시간 정도 걸린다. 헬스장 가려고 문밖을 나서는 건 어려운데 출근하기 위해 문밖을 나서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. 그래서 빠른 출근준비를 하고 회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. 아직까지 아침엔 선선해서 걸어서 출근하는 것이 생각보다 괜찮다.
그리고 걸어야만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챌린져스 앱에 주 3회 1만 보걷기를 신청해 놓았기 때문에 무조건 하루에 1만 보를 채워야 했다. - 회사 근처에서 독서하기
아침에 그나마 생산성 있는 일이 뭘까 생각했을 때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았던 나의 책들이 눈에 띄었다. 그래서 가방에 넣고 무작정 일찍 회사 근처 카페로 1차 출근을 했다. 아침에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사람들을 보기만 했지 내가 실제로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. 열심히 책만 읽은 건 아니고 대부분 핸드폰을 하긴 했지만 뭔가 다른 사람이 보기엔 부지런한 사람으로 보이겠지?라는 생각에 조금 뿌듯한 정도 ㅎ
4. 아침루틴 계획
한달정도 5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해보니 그동안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해 오던 게 무색할 정도로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래서 이제 이렇게 무계획으로 아침시간을 소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.
몇 가지 패턴을 만들고, 나에게 어떤 게 가장 잘 맞는지 또는 일정에 따라서 조금씩 변경하면서 아침시간을 잘 활용해보려고 한다.
패턴 1. 독서 또는 블로그 - 헬스장 - 출근
패턴 2. (공백) - 걷기 - 독서 또는 블로그
우선 생각한 거 2가지 패턴이다. 둘 다 아침에 정신을 깨우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는 게 들어있다.
크게 1시간 단위로 나누어 봤지만 사실 중간에 출근을 위해 씻는 시간이나 이동시간 등이 고려되지 않은 사항이긴 하다. 그리고 꼭 뭐든지 1시간을 다 채워서 하려고 하지 않을 거다. 조금이라도 우선 하는 거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. 전에 생각한 시간 동안 못한다고 하면 아예 안 해버렸는데 모든 게 다 핑계 같단 생각이 들어서 우선 시작이라도 하는 거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.
아직 패턴 2의 (공백)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는데 뭐가 좋을지 고민을 해봐야겠다.
좀 더 구체화되면 다시 한번 블로그를 통해 아침루틴을 공유할 계획이다.
그리고 이런 습관을 기르는 게 어려운 사람이라면 내가 요즘 이용하고 있는 챌린져스 앱을 통해 강제로라도 하게 만드는 게 좋은 거 같다. 돈을 걸고 하는 거기 때문에 정말 강제로라도 하게 된다. 그리고 성공했을 때 몇원이라도 상금이 나오게 되니 나름 앱테크라고도 할 수 있다.
[정보일기] - [앱정보] 갓생을 위한 앱추천 챌린져스
이렇게 나처럼 갓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거나 강제성을 부여한 모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. 아직 나는 한달차이니 조금 더 해보고, 그리고 이런 모임 찾아보고 없으면 내가 하나 만들어서 해볼까 싶기도 하다.
무엇이 되었든 시작한 나에게 셀프 칭찬을!